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치매는 흔히 알츠하이머병을 먼저 떠올리지만, 치매의 원인 중 약 21%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특히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생활습관 관리와 조기 치료로 예방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뇌 조직이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1672년 영국 의사 토마스 윌리스가 뇌졸중 후 치매 증례를 처음 보고했고, 17세기 말경부터 ‘혈관성 치매’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1970~1980년대에는 ‘다발성 경색 치매’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으며, 최근에는 신경영상 기술과 연구가 발전하면서 ‘혈관성 인지장애(Vascular Cognitive Impairment)’라는 더 넓은 개념으로도 쓰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손상 부위, 크기, 횟수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 다발성 뇌경색 : 작은 혈관이 혈전으로 막혀 발생하며, 잘못된 생활습관(흡연, 고지방 식이)이 주요 요인입니다.
- 피질하 소혈관 질환 : 뇌 속 작은 혈관이 병들어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점진적인 증상을 유발합니다.
- 뇌출혈 : 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면 뇌세포 손상이 급격히 진행됩니다.
유전적 요인도 일부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심장질환, 과도한 스트레스 같은 후천적 요인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동양인과 남성, 고령층에서 발병률 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처럼 서서히 진행되기도 하지만, 뇌졸중 발생 직후 갑작스럽게 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증상이 ‘계단식’으로 악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 기억력 저하 및 판단력 약화
- 언어장애, 발음 부정확
- 반신마비, 감각 이상
- 시력 장애, 운동실조
- 우울감, 둔해짐, 자세 불안정
- 소변 실수, 안면근육 마비
특히 뇌졸중 환자의 약 20%가 혈관성 치매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뇌혈관 질환은 곧 치매 위험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 예방의 핵심은 바로 뇌졸중을 막는 것입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됩니다.
- 혈전성 뇌경색 : 동맥경화로 손상된 혈관에 혈전이 생겨 막히는 경우
- 색전성 뇌경색 : 심장이나 경동맥에서 발생한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뇌혈관을 막는 경우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은 반신마비, 언어 장애, 시력 저하, 어지럼증, 의식 장애 등이 있으며, 발병 후 3시간 이내의 치료(골든타임) 가 예후를 좌우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보다 예방 가능성이 높은 치매입니다.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뇌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 곧 치매를 막는 길입니다.
- 혈압 조절 : 고혈압은 뇌졸중 위험을 5배 높임
- 당뇨 관리 : 혈당 조절 및 합병증 예방 필수
- 고지혈증 예방 : 기름진 음식 줄이고 규칙적 운동 필요
- 금연·절주 : 흡연은 동맥경화를 촉진, 과음은 혈관 질환 위험 증가
- 심장 건강 관리 :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환자는 정기 검진 필요
혈관과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들이 있습니다.
- 보라색 채소(가지, 붉은 양배추) : 안토시아닌 풍부
- 강황 : 커큐민 성분이 뇌혈관 손상 방지
- 귀리, 견과류, 버섯, 브로콜리 : 혈관 강화 및 혈액 정화
- 당근, 토마토, 파프리카 : 항산화 성분 풍부
- 해산물 : 타우린으로 혈관 보호
- 스트레칭 : 혈액 순환 촉진, 근육 긴장 완화
- 유산소 운동 :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주 3회 이상)
- 근력 운동 : 스쿼트,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특히 환절기에는 뇌경색과 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아지므로 체온 관리와 규칙적 운동이 중요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예방 가능한 치매'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식습관을 바꾸고, 꾸준한 운동과 정기적인 검진으로 혈관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건강한 혈관이 곧 건강한 두뇌로 이어집니다.